발전기 — 캠핑에서 진짜 필요한가
배터리는 전기를 저장하고 발전기는 전기를 만든다. 이 한 줄이 장점도 단점도 전부 만든다 — 총량 제한이 없어지는 대신, 돌아가는 내내 소리와 배기가 나온다.
뭐 하는 물건인가
엔진이 연료를 태워 발전 코일을 돌리고, 거기서 나온 전기를 220V 콘센트로 내보낸다. 차에 달린 알터네이터를 떼어 손잡이를 붙인 물건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배터리와 헷갈리면 안 되는 한 줄이 있다. 배터리는 저장하고 발전기는 생산한다. 그래서 한계의 성격이 아예 다르다 — 배터리는 담아 둔 Wh(총량) 가 바닥나면 끝이고, 발전기는 총량 제한이 없는 대신 W(순간 출력) 와 연료, 그리고 돌아가는 내내 나오는 소리와 배기가 한계다.
사람들이 발전기 앞에서 대뜸 "몇 키로짜리를 사야 하나" 부터 묻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터리 세계의 단위가 Wh 였다면 이쪽 세계의 단위는 W 다. 질문의 언어가 바뀌는 지점이 곧 물건이 바뀌는 지점이다.
- 정격 출력과 최대 출력 — 숫자가 둘인 이유
- 카탈로그에는 늘 두 값이 있다. 최대(서지)는 몇 초만 버티는 값이고, 계속 걸어도 되는 값이 정격이다. "1kW급" 이라 불리는 물건의 정격이 900W 인 식이다. 계산은 언제나 정격으로 한다 — 최대로 계산하면 현장에서 그대로 멈춘다.
- 연료가 곧 운용 시간
- 탱크 크기와 부하가 운용 시간을 정한다. 1kW급 인버터형은 가벼운 부하 절전 모드에서 만탱크 연속 8시간 수준으로 표기된다. 부하가 커지면 그만큼 짧아진다. 그리고 이 시간은 연료를 더 실으면 늘어난다 — 배터리에는 없는 성질이다.
- 배기가 규정과 안전 전부를 만든다
- 엔진이 도는 물건이니 배기가스가 나오고, 그 안에 일산화탄소가 있다. 발전기를 둘러싼 캠핑장 규정도, 사고도 거의 전부 여기서 나온다.
- 소리는 옵션이 아니라 원리다
- 엔진 소리와 배기음은 부품을 바꿔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연료를 태우는 대가다. 줄일 수는 있어도 끌 수는 없다.
왜 대부분의 차박에서는 답이 아닌가
"노지 캠핑 가는데 발전기 추천 좀" 이라는 질문에 딸려 오는 목록을 보면 대개 이렇다 — 전기장판, 폰 충전기, 랜턴, 작은 히터. 그건 발전기가 필요한 목록이 아니다. 밤새 100W 안팎을 쓰겠다고 엔진을 밤새 돌리는 셈이라, 목적과 수단이 어긋난다.
| 항목 | 배터리 + 인버터 | 발전기 |
|---|---|---|
| 소리 | 없다 | 돌아가는 내내 난다 |
| 배기 | 없다 |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 |
| 자면서 쓰기 | 켜 두고 잔다 | 사실상 불가 — 소리와 배기 둘 다 걸린다 |
| 캠핑장 규정 | W 한도 안에서 대체로 허용 | 금지·시간 제한이 흔하다 |
| 챙길 것 | 충전만 해 두면 된다 | 휘발유·엔진오일·여분 연료통 |
| 순간 대전력 | 인버터 용량이 상한 | 여기서는 이긴다 |
| 여러 날 연속 | 충전 경로가 필요하다 | 연료만 있으면 계속 간다 |
| 고장 나면 | 안 켜진다 | 엔진 정비 영역으로 넘어간다 |
- "무소음" 은 상품명이지 스펙이 아니다
- 판매 페이지의 무소음·저소음 표기와 제조사 제원표는 다른 이야기다. 제조사 소음 값은 보통 7m 거리 기준이고, 1kW급 인버터형이 52~58dB(A) 로 표기된다 — 낮은 쪽이 1/4 부하, 높은 쪽이 정격 부하다. 조용한 축에 드는 것은 맞지만 없는 소리는 아니다.
- 7m 는 사실상 옆 사이트 위치다
- 소리는 멀어질수록 줄지만, 캠핑장 사이트 간격은 대개 몇 미터다. 그러니까 제조사가 적어 둔 그 숫자는 내 귀가 아니라 옆 텐트에서 잰 값에 가깝다. 밤에는 배경 소음이 함께 내려가서 같은 dB 도 훨씬 크게 들린다.
- 매너타임이 발전기의 목적을 지운다
- 22시~07시를 매너타임으로 안내하는 캠핑장이 흔하다. 발전기를 허용하는 곳이라도 그 시간대는 사실상 못 돌린다. 그런데 캠핑에서 전기가 가장 아쉬운 시간이 바로 그 시간대다 — 밤새 전기를 쓰려는 목적이라면 발전기로는 애초에 풀리지 않는다.
- 규정은 법이 아니라 캠핑장이 정한다
- 발전기 허용 여부를 전국 단위로 정해 둔 조항은 없다. 이건 캠핑장·야영장별 이용수칙의 영역이다. 그래서 답도 하나뿐이다 — 예약 전에 그 캠핑장에 직접 물어본다. 허용된다는 답을 들었어도 취침 시간대는 피한다.
- 국립공원 야영장은 기준이 더 좁다
- 국립공원 야영장 안내를 보면 석유류 난방기구와 화목난로 사용을 금지하고, 전기장판조차 영지당 1개·저온만 허용하며, 텐트 내 순간전력을 여전히 600W 로 안내하는 곳이 있다. 밀폐 텐트 안 전기용품의 법정 한도가 1,100W 로 오른 것과 별개다 — 근거와 오해하기 쉬운 지점은 오토캠핑장 전기 에 정리돼 있다. 이런 기준을 쓰는 자리에서 휘발유 기계를 돌리는 그림은 성립하지 않는다.
인버터 발전기와 일반 발전기
캠핑 이야기에서 발전기라고 하면 사실상 인버터 발전기를 말한다. 이름이 헷갈리는 대목인데, 여기서의 "인버터" 는 배터리에 물리는 그 인버터 와 하는 일이 같다 — 엔진이 만든 거친 전기를 한 번 직류로 바꾼 뒤 다시 60Hz 정현파로 만들어 낸다.
이 한 단계가 왜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드느냐면, 일반 발전기는 엔진 회전수가 곧 주파수이기 때문이다. 60Hz 를 유지하려면 부하가 있든 없든 엔진을 정해진 회전수로 계속 돌려야 한다. 인버터형은 주파수를 전자회로가 맡으니 엔진 회전수를 부하에 맞춰 내릴 수 있다. 소음도 연비도 파형도 전부 여기서 갈린다.
| 항목 | 일반 발전기 | 인버터 발전기 |
|---|---|---|
| 엔진 회전수 | 부하와 무관하게 고정 | 부하에 따라 오르내린다 |
| 가벼운 부하일 때 | 소리도 연료도 그대로 | 조용해지고 덜 먹는다 |
| 출력 파형 | 엔진이 흔들리면 전압·주파수도 흔들린다 | 회로가 다시 만들어 낸 정현파 |
| 노트북·충전기·전자레인지 | 권하지 않는다 | 정현파 표기 제품이면 쓴다 |
| 크기·무게 | 같은 출력에 더 크고 무겁다 | 1kW급 건조중량이 13kg대 |
| 값 | 싸다 | 비싸다 |
| 맞는 자리 | 공사장·양수기 같은 거친 부하 | 캠핑·전자기기 |
그래도 발전기가 남는 자리
세 자리다. 하나씩 들여다보면 왜 좁은 자리인지도 같이 보인다.
- ① 충전 경로 없이 여러 날 머물 때
- 배터리의 진짜 한계는 출력이 아니라 총량이다.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편차가 크고(태양광 패널), 주행 충전은 차를 움직여야 하고, 220V 충전은 콘센트가 있어야 한다(배터리 충전 경로). 사흘 이상 한자리에 붙어 있는 오지 일정이라면 연료만 실으면 되는 쪽이 구조적으로 유리해진다. 다만 이건 캠핑장이 아니라 주변에 아무도 없는 자리의 이야기다.
- ② 배터리로 감당이 안 되는 대전력
- 무시동 에어컨 은 최대 800W·자동 모드 평균 400~500W 라 아직 배터리 세계 안에 있다. 그런데 가정용 에어컨·인덕션·전기 히터로 올라가면 순간 출력과 총량이 동시에 벽에 부딪힌다. 카라반·캠핑카 쪽에서 "에어컨은 발전기가 답" 이라는 말이 나오는 자리가 여기다. 값은 앞 섹션 그대로 소음과 배기고, 캠핑장이라면 규정이 먼저 걸린다.
- ③ 배터리를 되채우는 충전기 노릇
- 발전기를 220V 콘센트처럼 쓰지 않고 [배터리 충전기](/wiki/gear/ac-charger) 에만 물리는 구성이다. 밤새 돌릴 이유가 사라진다 — 낮에 짧게 돌려 배터리를 채우고 끄면, 밤에는 조용한 배터리로 산다. 셋 중 매너와 가장 덜 부딪히고, 실제 캠핑카·카라반에서 가장 흔한 쓰임이다.
- 그리고 남지 않는 자리 — 시동 배터리에 직결
- 발전기에 달린 12V 직류 출력을 차 배터리에 그대로 물리는 구성은 권하지 않는다. 그 단자는 보조로 붙은 것이라 전류가 작고, 배터리가 요구하는 충전 곡선을 만들지 못한다. 인산철이면 더 그렇다. 굳이 간다면 220V 출력에서 전용 충전기를 거친다.
고르는 법, 그리고 돌릴 때
- 갈 곳의 규정을 먼저 확인한다. 금지면 나머지 항목은 볼 필요가 없다
- 정격 출력으로 고른다. 최대(서지) 출력은 몇 초짜리 값이다
- 돌릴 기기 중 컴프레서·모터가 있는 것을 찾는다 — 기동 전류가 정격의 3~5배까지 뛴다
- 정현파 표기와 THD 항목을 확인한다. 노트북·충전기·전자레인지는 파형을 탄다
- 제조사 제원의 소음 dB(A) 를 측정 거리·부하 조건과 함께 읽는다. "무소음" 은 상품명이지 스펙이 아니다
- 연료 종류를 정한다. 휘발유는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제4류 제1석유류(인화점 21℃ 미만)로 상온에서도 인화성 증기가 난다 — 차에 싣고 다닐 계획이라면 이 사실을 먼저 계산에 넣는다
- 만탱크 연속 운전 시간을 부하 조건과 함께 본다. 절전 모드 기준의 최대치만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 무게 — 1kW급 건조중량이 13kg대다. 여기에 연료·오일·연장선이 더 붙는다
- 배터리 충전용으로 쓸 것인지 먼저 정한다. 그렇다면 필요한 건 큰 출력이 아니라 충전기를 받칠 만큼의 정격이다
- 정비와 부품 — 엔진이 달린 기계다. 오일 교환·플러그·연료 계통 관리가 배터리에는 없던 일로 따라붙는다
- 옥외에서만 돌린다. 실내·차고·창고·차 안, 그리고 사방을 막은 타프 밑은 예외 없이 안 된다
- 사람이 자는 공간에서 최소 6m(20피트) 떨어뜨리고, 배기를 창·문·환기구 반대 방향으로 돌린다
- 문이나 창을 열어 두는 것으로 환기를 대신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공식 안내의 요지다
- 일산화탄소 경보기 를 잠자리 쪽에 둔다. 발전기를 쓴다면 선택 사항이 아니다
- 취침 시간대에는 돌리지 않는다. 22시~07시를 매너타임으로 두는 곳이 흔하다
- 연료 보충은 엔진을 끄고 식힌 뒤에 한다. 뜨거운 엔진에 흘린 휘발유는 그 자리에서 불이 붙는다
- 배기구가 텐트 원단·타프·마른 풀을 향하지 않게 놓는다
- 비를 맞히지 않고 젖은 자리에서 돌리지 않는다. 전기를 만드는 기계다
- 옆 사이트가 있으면 미리 양해를 구한다. 규정보다 먼저 오는 건 사람이다
- 쓰지 않는 계절에는 연료를 빼거나 연료 계통을 비워 둔다. 남은 휘발유가 변질되면 다음 시즌에 시동부터 안 걸린다
자주 묻는 것
저장하는 것과 만드는 것은 다른 재주니라. 만드는 재주는 바닥이 없어 좋으나 그 값을 소리와 연기로 치르니, 밤에는 끄고 낮에만 부리는 것이 이 물건을 옳게 쓰는 법이니라.
틀린 내용이나 빠진 내용을 알려주시면 물별이 살펴보고 문서에 반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