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 난로 (심지식·반사식)
이 물건은 굴뚝이 없다. 그래서 만든 열을 하나도 안 버리고 실내에 넣어 주는데, 같은 이유로 태우고 남은 것도 하나 못 버린다. 따뜻함과 위험이 똑같은 한 줄에서 나온다.
뭐 하는 물건인가
구조는 램프와 같다. 유리섬유 심지가 유조에 담긴 등유를 모세관 현상으로 빨아올리고, 심지 끝에서 기화한 등유가 탄다. 다이얼로 심지를 올리고 내려 불꽃 크기를 바꾼다. 전기는 점화용 건전지 정도만 쓰고, 일단 붙고 나면 전기가 없어도 계속 탄다 — 노지에서 이 물건이 강한 이유가 여기다.
열량 계산은 의외로 단순하다. 「에너지법」 시행규칙의 에너지열량 환산기준은 등유 1리터의 총발열량을 36.7MJ 로 잡는다. kWh 로 바꾸면 약 10.2kWh, kcal 로는 약 8,800kcal 다. 난로에는 연통이 없으니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몫도 없다. 그래서 하나의 비율이 나온다 — 출력 1kW 를 내려면 등유가 시간당 약 0.1리터 든다.
심지식·반사식·로터리 — 이름 셋이 헝클어져 있다
"심지식으로 살까 반사식으로 살까" 는 자주 나오는 질문인데, 사실 그 둘은 같은 줄에 놓이는 말이 아니다. 축이 두 개다 — 연료를 어떻게 올리느냐와, 만든 열을 어느 방향으로 보내느냐. 반사식 난로도 심지로 기름을 올린다.
- 연료 축 — 캠핑용은 사실상 전부 심지식이다
- 유리섬유 심지가 등유를 빨아올린다. 심지는 소모품이라 제조사가 따로 판다 — 파세코도 CAMP-25S·CAMP-30 을 포함한 여러 모델용 심지를 정품 부품으로 판매한다. 즉 그 제품들은 심지로 기름을 올리는 물건이다.
- "로터리" 는 제품군 이름표로도 쓰인다
- 가격 비교 사이트의 스펙표는 파세코 CAMP 시리즈의 연소 방식을 로터리형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같은 모델의 심지가 공식 소모품으로 팔린다. 캠핑용 원통 난로에서 이 이름은 심지식과 대립하는 말이라기보다 제품군을 부르는 호칭에 가깝다. 이름표에 시간을 쓰지 말고 아래 열 축을 본다.
- 열 축 — 반사식은 앞 한 방향으로 쏜다
- 뒤에 반사판을 세워 열을 정면으로 보낸다. 몸을 쬐는 데 좋고 벽·타프 쪽을 등지고 놓는다. 대체로 출력이 작고 가벼워 짐이 줄지만, 같은 kW 라도 공간 전체를 고르게 데우지는 못한다.
- 열 축 — 대류식(원통형)은 둘레로 퍼뜨린다
- 원통을 중심으로 사방에 낸다. 공간 한가운데 놓아야 제값을 하고, 상판이 뜨거워 주전자를 올릴 수 있는 제품이 많다. 텐트 메인 난방으로 쓰는 쪽은 대개 이 형태이고 출력도 큰 편이다.
| 형태 | 열이 가는 방향 | 연료 올리는 방식 | 성격 |
|---|---|---|---|
| 반사식 | 반사판 앞쪽 한 방향 | 심지 | 가볍고 출력이 작다. 쬐는 난방 |
| 대류식 (원통형) | 둘레로 사방 | 심지 | 무겁고 출력이 크다. 공간 난방·상판 활용 |
| 등유 팬히터 | 팬이 앞으로 밀어낸다 | 송풍에 전기가 필요하다 | 빨리 데운다. 전원 없는 자리에서는 못 쓴다 |
켤 수 있는 자리와 없는 자리
성능표보다 먼저 답할 것은 "어디에 놓느냐" 다. 답은 취향이 아니라 공간이 얼마나 닫혀 있느냐 순서로 갈린다. 그리고 법령이 먼저 걸리는 칸이 있다.
| 자리 | 판단 | 근거 |
|---|---|---|
| 차 안 (사람이 자는 실내) | 안 된다 — 예외 없음 | 부피가 텐트보다 훨씬 작고 창을 닫으면 사실상 밀폐다 |
| 사방이 밀폐된 이동식 야영용 천막 안 | 안 된다 |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별표 7 — 화기용품에는 W 예외가 없다 |
| 사업자가 설치한 야영시설 (글램핑 텐트 등) | 설치·사용 불가 | 같은 별표 7 의 명시 항목 (화목·펠릿 난로) |
| 국립공원 야영장 | 석유·등유·화목 난로 금지 | 자연공원법 근거 · 동절기 운영 안내에 명시 |
| 일반 캠핑장 거실형 텐트·쉘터 | 캠핑장 규정을 먼저 확인 | 규정은 캠핑장마다 다르다. 허용돼도 취침 중은 아니다 |
| 타프 아래·전실처럼 옆이 열린 자리 | 가장 무난하다 | 그래도 경보기와 소화기는 같이 둔다 |
텐트 안의 공기 — 실측이 뒤집는 것과 환기 규칙
사람들이 등유 난로를 겁내는 단어는 일산화탄소다. 그런데 국립소방연구원이 텐트 안에서 실제로 재 봤더니, 가스·등유 난방기기에서 먼저 위험해진 쪽은 이산화탄소였다. 이 결과가 운용 규칙을 통째로 바꾼다.
그렇다고 일산화탄소를 접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저 낮은 CO 수치는 난로가 정상적으로 타고 있을 때의 값이다. 심지가 닳았거나 기름이 변질됐거나 산소가 모자라기 시작하면 같은 난로가 일산화탄소를 낸다. 그래서 역할이 이렇게 갈린다 — 경보기는 난로가 망가졌을 때를 잡고, 환기는 난로가 멀쩡할 때를 잡는다. 둘은 서로를 대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환기는 "답답해지면 한 번 여는 일" 이 아니다. 난로는 켜 둔 내내 산소를 쓰고 부산물을 내므로 환기도 켜 둔 내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따뜻함과 맞바꾸는 거래가 아니다 — 틈으로 빠지는 열보다 난로가 내는 열이 훨씬 크고, 꽉 닫아 두면 연소가 나빠져 냄새가 늘고 갈 데 없는 수증기가 텐트 안쪽을 다 적신다. 열을 아끼려고 닫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더 춥고 더 눅눅한 밤을 만든다. 상시 틈과 큰 환기의 기본 수치는 환기 — 얼마나 자주 에 있고, 여기서는 그 기본형 위에 불이 켜져 있을 때만 덧붙인다.
스펙 읽는 법 — 숫자는 셋이면 충분하다
카탈로그에서 볼 숫자는 셋이다. 출력(kW 또는 kcal/h), 시간당 소비량(L/h), 유조 용량(L). 둘째는 첫째에서 거의 자동으로 나오고, 셋째를 둘째로 나누면 연속 사용 시간이 나온다.
| 항목 | 반사식 예 (토요토미 RS-H291) | 원통형 예 (파세코 CAMP-30) |
|---|---|---|
| 출력 | 2.87kW (약 2,470kcal/h) | 6.66kW (약 5,730kcal/h) |
| 시간당 등유 | 0.279L | 0.65L |
| 유조 용량 | 3.6L | 7L |
| 연속 연소 시간 | 약 12.9시간 | 약 10시간 |
| 제조사 난방 면적 표기 | 16.5㎡ (5평형) | 33㎡ (10평) 내외 |
| 무게 | 가벼운 편 | 11kg대 |
- kcal 와 kW 는 같은 말이다
- 1kW = 약 860kcal/h. 국산 제품은 kcal 로, 일본·유럽 제품은 kW 로 적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5,000kcal/h 는 약 5.8kW 다. 두 표기를 섞어 놓고 비교하면 단위 때문에 숫자가 커 보이는 쪽을 고르게 된다. 살 때는 한쪽 단위로 통일해서 적어 놓고 본다.
- 기름은 얼마나 챙기나
- 유조 ÷ 시간당 소비량 = 연속 사용 시간인데, 이건 최대 출력 기준이라 낮은 단으로 쓰면 더 간다. 그리고 어차피 자면서 켜 두지 않으므로 하룻밤에 필요한 건 저녁 몇 시간 몫이다. 6.66kW 급을 저녁 다섯 시간 최대로 돌려도 3.3L 안팎이다. 말통 하나면 주말 캠핑 여러 번 분량이라, 부족을 걱정할 일은 거의 없다.
- 출력을 키우면 기름과 부피가 같이 는다
- 시간당 0.1L/kW 는 도망갈 수 없는 비율이고, 그만큼 유조도 커지고 본체도 커진다. 6.66kW 급은 11kg 대에 한 변이 60cm 에 가까운 짐이다. 차에 실을 자리부터 재 본다 — 겨울 캠핑은 침낭·매트까지 부피가 가장 큰 계절이다.
- 안전장치는 있는 것으로 고른다
- 넘어지거나 크게 흔들리면 스스로 불을 끄는 소화 장치, 그리고 기름 유출 방지 마개. 캠핑용은 실내용보다 넘어질 일이 훨씬 많고, 옮기다 기름이 새면 그 자체가 화재 조건이 된다. 투시창 가림막이나 안전망이 있으면 아이·반려동물과 함께일 때 값을 한다.
- 점화용 건전지는 여분을 챙긴다
- 자동 점화 모델은 대개 D형 건전지로 점화한다. 불이 붙은 뒤에는 전기가 필요 없지만 붙이는 순간에는 필요하다. 추운 날 방전된 건전지 때문에 난로를 못 켜는 일이 실제로 생긴다. 성냥이나 토치를 예비로 하나 넣어 둔다.
냄새·심지·기름 — 손이 가는 자리
등유 난로 불만의 대부분은 냄새다. 그런데 냄새의 원인은 거의 셋 중 하나이고 셋 다 사람이 고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 연료, 심지, 그리고 켜고 끄는 순간.
- 연료 — 실내등유를 넣는다
- 주유소의 등유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실내등유는 유황 함량을 낮춘 백등유로 냄새와 그을음이 매우 적어 실내 난방기용이고, 보일러등유는 등유에 경유를 섞은 실외·보일러용이라 연소 시 그을음과 소음이 나 실내 난방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눈으로 구별되도록 보일러등유에는 적색 착색제가 들어간다 (대한석유협회). 통에 담긴 기름이 붉으면 난로에 넣을 것이 아니다.
- 연료 — 지난 시즌 기름이 냄새로 나온다
- 등유는 공기와 닿으면 산화한다. 색이 누렇게 변했거나 시큼한 냄새가 나거나 바닥에 침전물이 보이면 넣지 않는다. 나쁜 기름은 냄새로 끝나지 않고 불완전연소와 검은 연기로 이어지고, 심지와 유조까지 버린다. 시즌이 끝나면 유조를 비우고, 남은 기름은 뚜껑이 꽉 닫히는 전용 용기에 담아 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둔다.
- 심지 — 고장이 아니라 소모품이다
- 심지는 타면서 닳고, 끝이 딱딱하게 굳으면 등유를 제대로 못 올려 불완전연소로 간다. 냄새가 늘고 불꽃 높이가 고르지 않으면 심지부터 본다. 제조사가 심지를 정품 부품으로 따로 팔고 모델별 호환표까지 두는 이유가 이것이다 — 난로가 수명을 다한 게 아니라 갈아 낄 때가 온 것이다.
- 심지 — 시즌 끝에 태워 말린다
- 유조를 비우고 심지에 남은 기름이 다 탈 때까지 켜 두는 정리를 하면 다음 시즌 첫 점화의 냄새가 크게 준다. 반드시 실외에서 한다 — 이 과정이 그을음과 냄새가 가장 심한 순간이다. 끝난 뒤에는 완전히 식혀서 넣는다.
- 켜고 끄는 순간이 가장 냄새난다
- 점화 직후와 소화 직후에 덜 탄 성분이 나온다. 그래서 불은 텐트 밖에서 붙이고, 끄는 것도 밖에서 한다. 안정적으로 탄 뒤에 들여놓고, 자기 전에 들고 나가서 끄는 순서만으로 체감 냄새의 절반이 사라진다. 옮길 때는 유조 마개를 확인하고 기울이지 않는다.
- 옆 사이트도 이 냄새를 맡는다
- 등유 냄새는 생각보다 멀리 간다. 붙이고 끄는 자리를 정할 때 바람이 어디로 가는지 한 번 본다. 텐트가 붙어 있는 캠핑장에서는 이것이 매너 문제가 되고, 실제로 난로를 제한하는 캠핑장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다.
자주 묻는 것
굴뚝 없는 불은 열을 하나도 버리지 못하느니라. 그러니 태우고 남은 것도 하나 버리지 못하는 게지. 다 들어오는 자리에는 나머지도 다 들어오니 — 열어 두고 쬐다가, 잠들기 전에 끄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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