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키·차종별 설치차종·카라반차종

카라반·트레일러 전기 시스템

카라반에는 엔진이 없다. 그래서 전기 이야기가 차보다 단순해지는 대신, 전기를 어디서 받아 오느냐가 전부가 된다. 받아 오는 문이 셋이고, 문마다 규칙이 다르다.

짧은 답
카라반 전기는 12V 하우스 계통 · 220V 인입 계통 · 견인차 연결 계통 셋으로 나뉜다. 전기를 채우는 문도 셋이다 — 견인차에서 받는 주행 충전, 캠핑장 콘센트에서 받는 220V 인입, 지붕에서 받는 태양광. 이 중 가장 확실한 건 220V 인입이고, 오해가 가장 많은 건 견인차 연결이다. 13핀을 꽂았다고 해서 하우스 배터리가 반드시 충전되는 것은 아니다. 차박·캠핑카에서 쓰던 12V 지식은 거의 그대로 옮겨 오지만, 커넥터와 인입구 두 곳만 새로 배우면 된다.

카라반 전기의 3계통

카라반은 견인차 뒤에 매달려 오는 집이다. 시동 계통도, 알터네이터도 카라반 안에는 없다. 그래서 카라반의 전기는 계통이 셋으로 딱 갈리고, 이 셋을 섞지 않는 것이 설계의 시작이다. 셋 중 어느 하나가 죽어도 나머지가 살아 있어야 밤을 난다.

계통여기에 물리는 것이 계통이 죽으면
12V 하우스 계통실내 조명·워터 펌프·환기 팬·냉장고 12V 모드·무시동 히터·무버카라반 안이 통째로 멈춘다. 카라반 전기의 본체다
220V 인입 계통외부 인입구 → 메인 차단기 → 콘센트·에어컨·전자레인지 + 12V 충전기실내 콘센트만 죽는다. 12V 조명·펌프는 산다
견인차 연결 계통등화(방향지시등·제동등·미등·후진등) + 차종에 따라 상시전원·냉장고 전원등화가 죽으면 주행 자체가 불가. 충전만 죽는 경우가 훨씬 흔하다
하우스 배터리 자리
제작사가 지정한 배터리 함이 있으면 그 자리를 그대로 쓴다. 자리가 없으면 차축 부근의 바닥 하부나 실내 가구 하단이 무게 중심에 유리하다. 견인 고리 쪽 앞머리에 무거운 것을 몰아 넣으면 견인 하중 배분이 달라지므로, 자리를 옮길 때는 무게가 어디로 가는지부터 본다.
계통 분리 원칙
하우스 배터리 마이너스를 견인차 차체에 얹지 않는다. 접지는 카라반 차체 1점으로 잡고, 견인차와는 커넥터의 지정된 접지 핀으로만 만난다. 이 원칙을 어기면 주행 중 노이즈를 타고 BMS 가 잠기거나 등화가 흐릿해진다.
12V 가 기본인 이유
조명·펌프·팬·히터가 전부 12V 제품이고, 견인차 계통도 12V 다. 굳이 24V 로 올릴 이유가 없다. 인산철 배터리 로 교체할 때도 전압은 그대로 두고 용량과 BMS 만 본다.
인버터는 선택이다
캠핑카와 다른 점이다. 카라반은 220V 인입구가 처음부터 달려 있어 전기 사이트에서는 인버터 없이도 콘센트가 산다. 인버터는 전기가 없는 자리에서 220V 를 쓰려고 다는 물건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차박 전기 지식이 거의 그대로 옮겨 온다
12V 배선 굵기·퓨즈 규격·인산철 전압 읽는 법·인버터 용량 계산은 SUV 차박 이나 캠핑카 에서 쓰던 그대로다. 새로 배울 것은 견인 커넥터220V 외부 인입구, 이 둘뿐이다. 그래서 캠핑카를 알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카라반 전기는 이미 절반 이상 안다.

무게와 면허 — 짧게

전기 이야기 전에 한 줄만 짚는다. 카라반은 끌 수 있어야 쓸 수 있고, 끌 수 있느냐는 무게에서 갈린다. 기준선은 피견인차 총중량 750kg 이다.

750kg 이하
견인하는 차를 몰 수 있는 면허만 있으면 된다. 별도의 견인 면허를 따로 요구하지 않는다.
750kg 초과 ~ 3톤 이하
견인하는 차의 면허에 더해 소형견인차면허(또는 대형견인차면허) 가 필요하다. 소형견인차면허는 이 구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뒤에 신설된 종별이다.
3톤 초과
견인하는 차의 면허에 더해 대형견인차면허가 필요하다.
무게가 전기 설계에도 걸린다
배터리는 무겁다. 납축전지를 인산철로 바꾸면 같은 용량에서 무게가 줄고, 반대로 용량을 크게 키우면 총중량이 올라간다. 총중량이 750kg 경계에 가까운 카라반이라면 증설 전에 무게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
여기서부터는 관할 기관 확인이 맞다
위 구간은 도로교통법령상 면허 종별의 뼈대만 옮긴 것이다. 실제 내 차와 내 카라반의 조합이 되는지는 견인차의 견인 능력 표기, 카라반의 등록·구조 사항, 보험 조건이 함께 걸리는 문제이고, 개별 판단은 판매처와 관할 기관 몫이다. 이 문서는 전기 이야기를 하는 곳이므로 여기서 멈춘다.

견인차와 카라반을 잇는 커넥터

견인차와 카라반은 커넥터 하나로 만난다. 이 커넥터가 등화만 넘기느냐, 전기까지 넘기느냐가 카라반 전기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다. 국내에 들어온 유럽식 카라반은 대개 13핀(ISO 11446) 을 쓰고, 예전 방식은 7핀 두 개를 나란히 쓴다.

기능메모
1좌측 방향지시등등화
2후방 안개등등화
3접지 (1~8번용)등화 계통 접지
4우측 방향지시등등화
5우측 미등·번호판등등화
6제동등등화
7좌측 미등·번호판등등화
8후진등7핀 단독에는 없던 기능
9상시 전원 (+12V)하우스 배터리 충전·실내 전원 경로
10주행 중 전원 (+12V)냉장고 등 주행 중에만 살아나는 부하
11접지 (10번용)10번 전용 귀환선
12예비 / 감지·충전 로직차종에 따라 쓰기도 하고 비워 두기도 한다
13접지 (9번용)9번 전용 귀환선
7핀(ISO 1724·12N) 은 등화 전용이다
1번 좌측 방향지시등 · 2번 후방 안개등 · 3번 접지 · 4번 우측 방향지시등 · 5번 우측 미등 · 6번 제동등 · 7번 좌측 미등. 여기까지가 전부다. 상시 전원도, 충전선도, 냉장고 전원도 없다. 7핀만 물린 카라반에서 주행 충전을 기대하면 안 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보조 7핀(ISO 3732·12S)
옛 방식에서는 등화용 7핀 옆에 보조 7핀을 하나 더 달아 후진등·상시 전원·냉장고 전원을 넘겼다. 13핀은 이 두 개를 하나로 합친 물건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소켓 두 개가 나란히 달린 카라반이라면 이 구성이다.
젠더(변환 어댑터)
견인차는 7핀인데 카라반이 13핀이거나, 그 반대인 조합이 국내에서 흔하다. 이때 쓰는 것이 변환 젠더인데, 7핀 → 13핀 젠더는 없는 기능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등화는 붙지만 9·10번은 여전히 죽어 있다.
9·10번이 아예 결선돼 있지 않은 견인차
13핀 소켓이 달려 있어도 순정 견인 배선이 상시 전원과 주행 중 전원을 물리지 않은 차가 있다. 등화는 전부 정상인데 충전만 안 되는 증상이면 여기부터 의심한다. 소켓 겉모습으로는 구분되지 않으므로 핀별 전압을 실제로 재 보는 것이 유일한 확인 방법이다.
접지 세 개를 묶지 않는다
3번·11번·13번은 각각 등화용·10번용·9번용 귀환선이다. 카라반 안에서 이 셋을 한 점으로 묶으면 접지 루프가 생겨 엉뚱한 회로로 전류가 돌아 나간다. 분리된 채로 두는 것이 규격의 의도다.
커넥터로 큰 전류를 끌면 핀이 뜨거워진다
13핀의 전원 핀은 냉장고와 소소한 실내 부하를 염두에 둔 굵기다. 카라반 쪽에 큰 주행 충전기를 달고 이 핀으로 충전 전류를 통째로 끌어오면 핀과 배선이 발열한다. 커넥터 접점은 비를 맞고 진동을 받는 자리라 여유가 더 필요하다. 충전 전류를 키울 계획이라면 커넥터 용량을 그대로 믿지 말고, 배선 굵기와 퓨즈를 퓨즈·차단 스위치 기준으로 다시 잡거나 별도 배선을 검토한다.

충전 경로 세 가지

하우스 배터리를 채우는 문은 셋이다. 세 문의 성격이 서로 달라서, 여행 방식에 따라 어느 문이 주력인지가 갈린다. 캠핑카에서 3중 충전을 권하는 이유가 카라반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 다만 카라반은 220V 인입이 기본 장비라 출발선이 조금 다르다.

경로언제 채워지나강점약점
견인 주행 충전견인차로 이동하는 동안이동만 하면 저절로 들어온다. 따로 챙길 것이 없다커넥터가 9번을 물고 있어야 하고, 전류가 크지 않다. 짧은 이동으로는 티가 안 난다
캠핑장 220V 인입전기 사이트에 붙여 놓는 동안가장 빠르고 확실하다. 밤새 붙여 두면 완충된다전기 사이트가 있어야 한다. 사이트 용량·요금이 걸린다
태양광정차·주박 중 해가 있는 동안카라반은 지붕이 넓고 평평해 조건이 좋다흐리면 계획이 무너진다. 단독 구성은 위험하다
주행 충전은 DC-DC 를 거치는 것이 요즘 기준이다
예전에는 견인차 전원을 릴레이로 그냥 붙였다. 요즘 차는 연비를 위해 알터네이터 전압을 상황에 따라 올렸다 내렸다 한다. 전압이 들쭉날쭉하면 인산철은 제대로 안 찬다. 그래서 DC-DC 주행 충전기 로 전압과 전류를 정리해서 넣는 구성이 표준이 됐다. 다만 앞 절에서 본 대로 충전기 용량을 커넥터가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본다 — 용량은 배선이 허락하는 만큼이지, 배터리가 원하는 만큼이 아니다.
지붕이 넓다는 것이 카라반의 이점이다
카라반 지붕은 승용차보다 넓고 평평해서 태양광 패널 을 올리기 좋다. 다만 에어벤트·환기구·안테나 그림자가 패널 한쪽만 가려도 출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자리를 먼저 재고 올린다. 컨트롤러 는 실내에서 표시가 보이는 자리에 둔다. 지붕 관통부 방수는 선택이 아니다.
한 경로만 믿지 않는다
태양광 단독은 흐린 날 이틀이면 무너지고, 주행 충전 단독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여행에서 무력하다. 220V 단독은 전기 사이트가 없는 자리에서 답이 없다. 둘 이상을 확보해 두는 것이 카라반에서도 정답이다. 여러 밤을 다닐 때의 전기 계획은 여러 밤을 다니는데 전기를 어떻게 채우나 에 따로 정리했다.

캠핑장 220V 인입

카라반 옆구리에는 방수 뚜껑이 달린 외부 인입구가 있다. 여기에 케이블을 물려 캠핑장 콘센트까지 끌어오는 것이 220V 인입이다. 카라반 쪽 인입구는 방수형 3핀(CEE) 소켓을 쓰는 제품이 많고, 국내 캠핑장 콘센트는 일반 220V 콘센트인 곳이 흔해서 변환 젠더가 딸린 인입 케이블을 쓰게 된다. 정격 표기는 케이블과 인입구 양쪽에서 확인한다.

인입 순서 — 이 순서를 지킨다
  • ① 카라반 안 메인 차단기를 내린다 (인입 전에 부하부터 끊는다)
  • ② 릴선·인입 케이블을 끝까지 다 푼다 — 감은 채로 쓰면 갇힌 열에 피복이 상한다
  • ③ 케이블을 카라반 인입구에 먼저 꽂는다
  • ④ 그다음에 캠핑장 콘센트에 꽂는다 — 반대로 하면 케이블 반대쪽 끝이 살아 있는 채로 손에 남는다
  • ⑤ 카라반 메인 차단기를 올리고, 누전차단기 테스트 버튼으로 동작을 확인한다
  • ⑥ 뺄 때는 역순 — 차단기 내리고, 캠핑장 쪽부터 뽑고, 카라반 쪽을 뺀다
  • ⑦ 뽑은 뒤 인입구 방수 캡을 반드시 닫는다
역상(극성) 확인
교류에도 활선과 중성선의 구분이 있다. 둘이 뒤바뀐 채 들어오면 기기 스위치를 껐는데도 내부에 전압이 남고, 누전 상황에서 보호 동작이 기대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국내 캠핑장 콘센트는 극성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검전 드라이버나 극성 확인용 표시등이 있으면 인입 직후에 한 번 본다.
누전차단기는 카라반 쪽에도 있어야 한다
캠핑장 배전함의 차단기만 믿지 않는다. 카라반 인입 계통에 자체 누전차단기가 물려 있는지를 확인하고, 시즌 첫 사용 때 테스트 버튼으로 실제 떨어지는지 본다. 오래 세워 둔 카라반에서 이 버튼이 안 먹는 사례가 나온다.
접지
인입 케이블은 접지선이 살아 있는 3심 제품을 쓴다. 젠더를 끼우면서 접지가 끊기는 조합이 있으므로, 젠더는 접지가 관통하는 제품인지 확인한다. 연결부는 땅에서 띄우고 비 예보가 있으면 덮개를 씌운다.
내 한계는 더 작은 쪽이다
사이트 공급 용량 · 인입 케이블 정격 · 카라반 인입구 정격 · 카라반 메인 차단기 용량 — 이 넷 중 가장 작은 값이 실제 한계다. 케이블만 굵게 바꿔도 소용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1,100W 제한은 카라반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캠핑장 전기의 법정 상한으로 알려진 1,100W 는 사방이 밀폐된 이동식 야영용 천막 안에서 쓰는 전기용품의 총합 기준이고, 사업자가 설치해 운영하는 야영용 카라반은 이 제한의 대상이 아니다 (그 시설의 설비 용량을 따른다). 내가 견인해 온 개인 카라반이 어느 쪽으로 읽히는지는 캠핑장마다 안내가 다르므로, 실무적으로는 예약한 캠핑장이 안내하는 사이트 용량을 기준으로 잡는 편이 정확하다. 법 조문과 사이트 용량이 서로 다른 숫자라는 점은 오토캠핑장 전기 에 정리돼 있다.
차단기가 내려가면 올리기 전에 뽑는다
카라반은 220V 기기가 여럿 물려 있어 원인 기기를 찾기가 더 어렵다. 순서는 같다 — 꽂힌 것을 전부 뽑고, 하나씩 다시 꽂아 어디서 떨어지는지 본다. 비 온 뒤 반복해서 내려간다면 용량이 아니라 누전일 수 있으니 억지로 올리지 말고 관리사무소에 알린다. 자세한 순서는 차단기가 내려갔을 때, 케이블 취급은 연장선·릴선 을 본다.

하우스 배터리와 인버터 고르기

용량을 정하는 방법은 차박과 똑같다. 하루에 쓰는 Wh 를 더하고, 며칠을 버틸지 곱하고, 채워 넣는 경로를 뺀다. 카라반에서 달라지는 변수는 둘이다 — 냉장고가 늘 돌아간다는 것, 그리고 무버가 있다면 순간 전류가 커진다는 것.

여행 방식대략의 구성메모
전기 사이트 위주 · 주말12V 100~200Ah + 220V 충전기인입이 주력이라 배터리는 정전·이동 구간을 메우는 역할
전기 사이트 + 노지 섞임12V 200~300Ah + 220V 충전기 + 주행 충전 + 태양광가장 흔한 절충. 문을 셋 다 열어 둔다
노지·장박 위주12V 300Ah 이상 + 태양광 확장 + 주행 충전 + 220V 충전기냉장고와 난방이 상시 부하로 잡히는 구성
무버 — 용량보다 순간 전류다
무버는 카라반을 사람 힘으로 밀어 넣기 어려운 자리에 들여 놓는 12V 모터 장치다. 몇 분 쓰고 마니 소모되는 용량 자체는 크지 않다. 문제는 출발하는 순간의 요구 전류다. 배터리가 그 전류를 못 내면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인산철로 바꿀 때는 용량(Ah) 이 아니라 BMS 가 허용하는 순간 방전 전류를 보고, 무버 제조사가 요구하는 최소 배터리 조건을 그대로 지킨다.
인버터는 노지용이라고 보면 정리가 쉽다
전기 사이트에서는 인입만으로 콘센트가 산다. 정현파 인버터 는 전기가 없는 자리에서 220V 를 만드는 장치이고, 용량은 동시에 켤 기기의 합으로 잡는다. 인버터와 인입이 같은 회로에 섞이지 않도록 전환 스위치나 분리된 콘센트 계통을 쓴다.
220V 충전기 자리
인입 계통에서 12V 하우스 배터리를 채우는 장치가 220V 충전기 다. 카라반에는 대개 처음부터 달려 있는데, 납축전지 시절 제품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인산철로 바꾸면 충전 프로파일이 달라지므로 충전기부터 확인한다.
배선과 퓨즈
굵기와 퓨즈 규격은 차박·캠핑카와 같은 기준으로 잡는다. 카라반에서 더 신경 쓸 곳은 바닥 하부를 지나는 배선의 보호다. 노면 이물과 물이 닿는 자리라 배선관을 씌우고 고정 간격을 좁게 잡는다.
무시동 히터를 얹는다면
설치 원칙은 무시동 히터 와 같다. 본체 주변 방열 공간, 차체 관통부 밀착·밀폐, 배기 방향, 연료 계통 고정. 카라반은 사람이 오래 머무는 밀폐 공간이라 CO 경보기 위치 가 특히 중요하다.

겨울 관리 — 얼면 전기보다 물이 먼저 깨진다

카라반에서 겨울에 가장 비싸게 깨지는 것은 배터리가 아니라 온수기다. 차박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이것이다. 카라반에는 청수 탱크·배관·펌프·온수기가 들어 있고, 이 계통은 물이 남아 있는 상태로 얼면 그대로 갈라진다. 잔수 제거가 겨울 관리의 절반 이상이다.

동파 — 물부터 뺀다
  • 청수 탱크 배수구를 열어 잔수를 전부 뺀다
  • 수전을 전부 열어 배관 안의 물이 빠질 길을 만든다
  • 워터 펌프를 짧게 끊어 돌려 배관과 펌프 내부의 잔수를 밀어낸다
  • 온수기 퇴수 밸브를 열어 내부를 완전히 비운다 — 가장 자주, 가장 비싸게 깨지는 부품이다
  • 샤워 호스는 들어 올리거나 아래로 당겨 안에 고인 물을 뺀다
  • 수전·샤워기 끝단과 플라스틱 연결관을 확인한다 — 끝부분부터 얼어 터진다
  • 필터가 있으면 빼 둔다. 안에 물이 남으면 얼면서 갈라진다
  • 카세트 변기를 비우고 세척한다
  • 일부 온수기에는 일정 온도 이하에서 자동으로 열리는 배수 밸브가 달려 있다 — 있는지,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전기·난방 — 세워 두기 전에
  • 메인 스위치 오프 — 이 한 줄을 빠뜨려 방전되는 사례가 가장 많다
  • 인버터 본체 스위치를 끈다 (무부하에서도 자체 소비가 있다)
  • 장기 보관은 완충이 아니라 13.0~13.2V 반충전 상태가 낫다
  • 인산철은 저온 충전을 권장하지 않는다 (막히는 게 아니라 소전류만 · 영하 10도까지 0.2C 허용) — 겨울 주차 중 태양광이 더디게 차는 것은 정상이다
  • 전압 읽는 법은 배터리가 밤새 방전됐을 때 기준을 따른다
  • 가스 레귤레이터는 추위에서 성능이 떨어져 난방이 안 되는 원인으로 자주 지목된다 — 겨울 출발 전에 상태를 확인한다
  • 220V 인입구 방수 캡, 지붕 관통부, 배기관 고정 밴드를 함께 본다
  • 장기 보관 중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전압을 확인한다
겨울 카라반은 밀폐된 방이다
난방을 켜고 창을 다 닫으면 카라반은 텐트보다 훨씬 밀폐된 공간이 된다. CO 경보기를 침상 머리 높이 근처에 두고, 배기 관통부에 틈이 없는지 시즌 첫날 확인한다. 결로도 심해지므로 환기구를 완전히 막지 않는다. 자세한 기준은 CO 경보기 를 본다.

자주 묻는 것

Q. 13핀을 꽂고 몇 시간을 달렸는데 하우스 배터리가 그대로입니다.
두 가지를 순서대로 본다. 첫째, 견인차 순정 배선이 9번(상시 전원)을 실제로 물고 있는지다. 13핀 소켓이 달려 있어도 9·10번을 결선하지 않은 차가 있고, 겉모습으로는 구분되지 않는다. 시동을 건 상태에서 소켓 9번과 13번 사이 전압을 재 보면 바로 드러난다. 둘째, 물려 있더라도 커넥터를 통해 들어오는 전류는 크지 않아서 짧은 이동으로는 체감이 안 된다. 주행 충전을 주력으로 쓰려면 DC-DC 주행 충전기를 두고, 그 용량을 커넥터·배선이 감당하는 범위에서 잡는다.
Q. 7핀 카라반인데 주행 충전을 하고 싶습니다.
등화용 7핀(12N) 에는 충전선 자체가 없다. 1~7번이 전부 등화와 접지다. 그래서 젠더를 끼워 13핀 모양으로 바꿔도 없던 전원이 생기지 않는다. 방법은 두 갈래다 — 견인차와 카라반 양쪽에 13핀 계통을 새로 설치하거나, 주행 충전을 포기하고 220V 인입과 태양광 두 문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실제로 전기 사이트를 주로 쓰는 여행이라면 후자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Q. 캠핑장 콘센트에 꽂았는데 카라반 안에 전기가 안 들어옵니다.
인입 순서대로 되짚는다. 카라반 메인 차단기가 올라가 있는지, 인입 계통 누전차단기가 떨어져 있지 않은지, 젠더 결합부가 헐겁지 않은지, 캠핑장 쪽 콘센트 자체가 살아 있는지.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오래 세워 둔 카라반의 누전차단기가 내려가 있는 경우다. 그래도 안 되면 케이블을 뺀 상태에서 캠핑장 콘센트에 다른 기기를 꽂아 사이트 쪽 문제인지부터 가른다.
Q. 무버를 달면 배터리를 크게 키워야 하나요?
용량보다 순간 전류가 관건이다. 무버는 몇 분 쓰고 마니 실제로 소모되는 용량은 크지 않지만, 출발하는 순간 큰 전류를 요구한다. 배터리가 그 전류를 못 내면 용량이 아무리 커도 움직이지 않는다. 인산철로 교체할 때는 Ah 표기보다 BMS 의 허용 방전 전류를 보고, 무버 제조사가 요구하는 최소 배터리 조건을 그대로 맞춘다. 경사나 노면 상태에 따라 요구 전류가 달라진다는 점도 함께 감안한다.
Q. 캠핑장 1,100W 제한이 카라반에도 적용되나요?
법정 1,100W 는 사방이 밀폐된 이동식 야영용 천막 안에서 쓰는 전기용품의 총합 기준이고, 사업자가 설치해 운영하는 야영용 카라반은 이 제한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내가 견인해 온 개인 카라반을 어떻게 볼지는 캠핑장마다 안내가 다르다. 실무적으로는 예약한 캠핑장이 안내하는 사이트 공급 용량을 기준으로 잡는 편이 정확하다. 법이 정한 숫자와 그 사이트에 들어오는 용량은 애초에 다른 숫자다.
Q. 겨울에 카라반을 세워 둘 때 배터리는 어떻게 하나요?
완충해서 두는 것보다 13.0~13.2V 정도의 반충전 상태로 두는 편이 낫다. 그리고 메인 스위치를 내려 대기 소비를 끊는다. 인산철은 저온 충전을 권장하지 않아 겨울에는 소전류로만 채우게 되므로, 주차 중 태양광이 들어와도 더디게 차는 것이 정상이다. 다만 배터리보다 먼저 챙길 것은 물이다 — 청수 탱크와 온수기 잔수를 빼지 않고 세워 두면 봄에 온수기부터 갈아야 한다.
양자냥
양자냥

엔진 없는 집은 스스로 물을 긷지 못하니, 물길이 어디서 오는지를 먼저 알아야 하느니라. 문이 셋이면 문지기도 셋이요, 겨울에는 그 문이 아니라 항아리가 먼저 깨지느니라.

틀린 내용이나 빠진 내용을 알려주시면 물별이 살펴보고 문서에 반영해요.

마지막 정리 2026-07-30 · 더 물어볼 게 있으면 양자냥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