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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rdown & Care

철수
다녀와서가 절반입니다

캠핑 글은 대부분 출발하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멋진 아침 풍경으로 끝납니다. 정작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 그다음인데요.

MD홍 (사장님 본인)·2026-08 발행·약 8분 읽기

일요일 저녁입니다. 집에 도착했습니다. 운전도 오래 했고 피곤합니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텐트, 의자, 침낭, 매트, 배터리가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내일 하지 뭐. 문을 닫습니다. 월요일이 됩니다. 화요일이 됩니다. 그러다 금요일쯤 차에서 뭔가 냄새가 납니다.

캠핑은 집에 돌아왔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다녀와서가 절반입니다. 그리고 이 절반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다음에 또 갈지 말지를 정합니다. 순서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No. 01

철수는 캠핑장에서 시작합니다

짐을 빨리 차에 넣는다고 철수가 빨리 끝나는 건 아닙니다. 젖은 것과 마른 것을 아무렇게나 섞어서 싣고 오면 집에서 일이 더 커집니다.

  • 비를 맞은 타프
  • 결로가 생긴 매트
  • 젖은 수건
  • 땀을 먹은 침낭
  • 마른 의자와 테이블

가능하면 현장에서부터 나눠 싣습니다. 젖은 것 / 마른 것. 이 두 가지만 나눠도 집에서 훨씬 편합니다.

젖은 장비를 비닐이나 별도 공간에 모아두면 집에 도착했을 때 무엇부터 내려야 하는지도 바로 보입니다. 트렁크를 열자마자 판단이 끝나는 겁니다.

No. 02

집에 오면 젖은 것부터 내립니다

배터리보다 먼저 내려야 할 것도 있고, 의자보다 먼저 내려야 할 것도 있습니다. 젖은 것부터입니다.

마른 의자는 내일 내려도 큰일이 안 나지만, 젖은 텐트와 매트는 내일까지 그대로 두면 계속 젖어 있기 때문입니다.

차 안은 장비를 말리는 장소가 아닙니다
접힌 장비 안쪽에는 바람이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트렁크에 그대로 둔 사흘은 마르는 사흘이 아니라 젖은 채로 있는 사흘입니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면 저는 이렇게 나누는 게 좋다고 봅니다.

  1. 젖은 것
  2. 음식과 쓰레기
  3. 충전하거나 점검해야 할 것
  4. 나머지 장비

한꺼번에 다 끝내려고 하면 시작부터 싫어집니다. 먼저 망가지기 쉬운 것부터 처리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내일 해도 아무 일 없습니다.

No. 03

텐트와 침낭 — 접기와 보관은 다릅니다

텐트와 타프는 펴서 말립니다

철수할 때 텐트가 완전히 마르면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아침 이슬이 남아 있습니다. 비가 왔습니다. 바닥이 축축합니다. 그리고 철수 시간은 다가옵니다.

그럴 때는 현장에서 완벽하게 말리려고 버티지 않아도 됩니다. 접어서 가져오되 집에서 다시 펼친다는 것까지 철수 일정에 넣습니다.

마당이 있으면 쉽습니다. 없다면 가능한 공간을 찾아 조금씩이라도 펼쳐 말립니다. 중요한 건 예쁘게 접는 게 아니라 완전히 마른 다음 보관하는 것입니다.

침낭은 바로 압축해 두지 않습니다

침낭도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밤새 사람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땀과 습기가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온 날은 한번 펼쳐놓는 게 좋습니다. 침낭과 이불은 하루쯤 펼쳐 완전히 건조한 다음 보관합니다. 캠핑장에서 아침에 급하게 접었다고 그 상태가 보관 상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철수용 접기와 보관용 상태는 다릅니다.
MD홍

침낭 종류별 보관 방법과 세탁 주기는 침낭에, 텐트 원단·심실링 관리는 텐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No. 04

자충 매트는 윗면보다 아래를 봅니다

제가 집에 와서 꼭 한번 확인하시라고 권하는 곳이 있습니다. 매트 아래입니다.

결로는 유리에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사람이 자는 동안 매트 아래와 차량 바닥에도 습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가 눈에 잘 안 보인다는 겁니다.

젖은 자리알아채는 시점
앞유리바로 보인다 — 그 자리에서 닦는다
침낭들어갈 때 안다
매트 아래아무도 안 본다 — 그대로 말아버린다

그리고 다음 캠핑까지 열지 않습니다.

곰팡이는 이런 곳에서 시작됩니다.

말아 두는 게 보관이 아닙니다

젖은 자충 매트를 그대로 말아 두면 며칠 만에도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충 매트가 못 쓰게 되는 흔한 이유 중 하나가 습기입니다.

  1. 집에 도착하면 밸브를 엽니다
  2. 펼칩니다
  3. 밸브를 열어 둔 채 며칠 충분히 말립니다
  4. 특히 아랫면을 확인하고, 차량 바닥도 같이 닦습니다
  5. 말리는 동안 앞뒤를 한번 바꿔줍니다

장기간 보관할 때는 꽉 압축한 상태보다 펼쳐둘 수 있는 환경이 더 편합니다. 처음 살 때는 매트 두께만 보는데, 오래 쓰려면 어디에 보관할 것인지도 장비 선택의 일부입니다.

No. 05

배터리는 돌아오자마자 무조건 완충하는 게 아닙니다

차박을 끝내고 배터리를 보면 충전부터 하고 싶어집니다. 다음에 바로 쓸 예정이라면 준비 차원에서 충전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한동안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인산철 배터리는 13.0~13.4V 구간에 용량 90%가 몰려 있는 특성이 있어서, 전압 숫자만 보고 잔량을 세밀하게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를 무조건 완충 상태로 오래 방치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제가 숫자를 정하지 않는 이유
제품마다 BMS 설정과 사용 조건이 다릅니다. 그래서 제가 임의로 “몇 %로 보관하세요”라고 정하지 않겠습니다. 장기 보관 상태는 그 배터리의 제품 설명서를 확인하시는 게 맞습니다.

인산철 배터리의 전압·용량 읽는 법은 인산철 배터리에 더 자세히 있습니다.

No. 06

겨울에는 충전보다 온도를 먼저 봅니다

겨울 철수에서는 한 가지를 더 생각합니다. 배터리가 아주 차가운 상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온에서의 충전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특히 차가운 상태에서 큰 전류로 충전을 반복하면 배터리 수명에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겨울에 아예 못 넣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퀀텀캣 제품 기준으로는 영하 10도 부근에서 0.2C 이하의 소전류 충전을 기준으로 봅니다. 넣더라도 얇게 넣는 쪽입니다.

이 숫자를 다른 회사 배터리에 그대로 옮기지 마세요
제품마다 기준이 다릅니다. 위 값은 퀀텀캣 제품 기준이고, 보유하신 배터리의 저온 충전 기준은 그 제품 설명서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 겨울에는 가능하면 배터리를 차 안이나 단열된 공간에 둡니다
  • 충분히 차가워진 상태에서 큰 전류부터 넣지 않습니다
  • 다음 여행 전에 다시 상태를 확인하고 완충해서 출발합니다
No. 07

히터와 에어컨은 시즌 마지막 날에 한번 봅니다

히터는 봄이 왔다고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겨울 내내 잘 사용했던 무시동히터도 봄이 되면 몇 달 동안 쉬게 됩니다. 그때 한번 봅니다.

  • 연료 계통에 이상은 없는지
  • 필터는 어떤지
  • 흡기 쪽에 먼지가 많이 쌓이지 않았는지
  • 시즌 중 이상한 증상은 없었는지

무시동히터를 켰을 때 시동 직후 잠깐 흰 연기가 보이는 것과, 계속 이상하게 연기가 나는 것은 같은 상황이 아닙니다. 시즌이 끝났을 때 이상했던 일이 있었다면 기억에만 맡기지 말고 적어두는 게 좋습니다. 가을에 다시 켰을 때는 이미 몇 달이 지난 뒤입니다.

에어컨도 여름 끝에 한번 봅니다

에어컨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름 내내 먼지 많은 야외에서 사용했습니다. 필터와 공기 흐름을 한번 확인하고, 실외기 주변에 먼지나 이물질이 쌓이지 않았는지 봅니다. 시즌 중 냉방이 약해졌거나 이상한 소리가 있었다면 적어둡니다.

여기서 직접 냉매 계통을 뜯거나 복잡한 정비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청소와 확인까지만 하고, 이상이 있으면 전문점으로 넘깁니다.

시즌 마지막 날에 한번 보는 게, 다음 시즌 첫날 고장나는 것보다 낫습니다.

다음 시즌 첫 밤 전에 훑어볼 항목은 시즌 시작 전 점검에 30분짜리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No. 08

그리고 이제 가장 중요한 일을 합니다

장비를 전부 내렸습니다. 말릴 것도 말렸습니다. 충전할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제 장비를 다시 창고에 넣으려고 합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기서 이번 캠핑에서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을 따로 모아봅니다. 이게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캠핑 갈 때는 모든 물건이 필요해 보입니다. “혹시 모르니까.” 그래서 넣습니다.

  • 여벌 랜턴
  • 큰 테이블
  • 안 쓴 조리도구
  • 여분의 냄비
  • 한 번도 펼치지 않은 의자
  • 사용하지 않은 전자제품

돌아와서 보면 압니다.

이걸 왜 가져갔지?

안 쓴 물건 목록을 만드세요

캠핑 준비 체크리스트도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돌아온 뒤에 만드는 반대 체크리스트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 쓴 물건 목록
  • 이번에 한 번도 꺼내지 않은 물건
  • 꺼냈지만 없어도 됐던 물건
  • 비슷한 역할을 하는 물건이 두 개 있었던 경우
  • 설치가 귀찮아서 결국 사용하지 않은 장비
  • 무거워서 가지고 가기 싫었던 물건
  • 현장에서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있었던 물건

이걸 따로 빼놓습니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일단 안 가져가 봅니다. 없어서 정말 불편했다면 다시 넣으면 됩니다.

빼는 걸 기록으로 남기려면
짐싸기목록은 이 기기에 저장되므로, 이번에 안 쓴 항목의 체크를 풀어 두면 다음 출발 때 그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기억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No. 09

두세 번만 반복하면 짐이 줄어듭니다

첫 캠핑에는 짐이 많습니다. 당연합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니까요. 몇 번 다녀오면 필요한 게 더 늘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1. 첫 번째 캠핑에서 안 쓴 것을 뺍니다
  2. 두 번째 캠핑에서 또 안 쓴 것을 뺍니다
  3. 세 번째에는 역할이 겹치는 장비를 하나 뺍니다

이걸 두세 번 반복하면 짐이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철수가 빨라집니다. 차에 싣는 것도 쉽습니다. 집에서 내리는 것도 쉽습니다. 결국 캠핑을 더 자주 가게 됩니다.

No. 10

비싼 장비보다 자주 쓰는 장비가 남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장비를 사고 싶습니다. 비싼 장비. 유명한 장비. 기능이 많은 장비.

그런데 몇 년 지나면 살아남는 장비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꺼내기 쉽다
  • 설치하기 쉽다
  • 닦기 쉽다
  • 말리기 쉽다
  • 다시 넣기 쉽다
캠핑 장비는 현장에서의 성능만 보면 절반밖에 안 본 겁니다. 철수와 보관까지 편해야 오래 씁니다.
No. 11

다음 캠핑 준비는 철수하면서 끝냅니다

다음번 출발 전날 모든 걸 다시 확인하려고 하면 또 일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캠핑을 정리하면서 다음 준비도 같이 끝내는 게 좋습니다.

철수 마무리 체크
  • 젖은 텐트·타프를 완전히 말렸는가
  • 침낭과 침구를 펼쳐 건조했는가
  • 자충 매트 밑면과 차량 바닥을 확인했는가
  • 매트를 충분히 말렸는가
  • 배터리 상태를 확인했는가
  • 장기간 보관한다면 제품 설명서의 보관 기준을 확인했는가
  • 히터·에어컨에 다음 시즌 점검할 것이 있는가
  • 음식과 쓰레기를 전부 비웠는가
  • 이번에 안 쓴 물건을 따로 빼놓았는가
  • 다음 캠핑에 가져갈 짐이 이번보다 줄었는가

여기까지 하면 진짜 끝입니다.

Note.

정리

캠핑을 그만두는 이유가 꼭 재미가 없어서만은 아닙니다. 준비가 너무 힘들고, 차에 싣기 힘들고, 현장에서 설치하기 힘들고, 집에 와서 또 정리해야 하니까 점점 귀찮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 다니시려면 캠핑을 화려하게 만드는 것보다 돌아온 뒤 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젖은 것부터 내리고, 말릴 것은 바로 펼치고, 배터리는 상태를 확인하고, 안 쓴 장비는 다음번에 빼봅니다.

그렇게 한번씩 줄이다 보면 일요일 저녁이 덜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금요일이 왔을 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도 한번 갈까.” 저는 그 정도가 좋은 캠핑 세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정리해서 다음번에 다시 쉽게 떠날 수 있는 것까지가 한 번의 캠핑입니다.
MD홍
양자냥
양자냥 한 마디

떠나는 자만 여행을 아는 것이 아니요, 돌아와 잘 말리고 덜어내는 자가 다음 길도 가벼이 떠나느니라. 쓰지 않은 짐 하나를 내려놓을 때마다 다음 여정은 그만큼 가까워지느니라.

배터리 보관 기준이나 히터·에어컨 시즌 점검이 헷갈리시면 퀀텀캣·MD홍 고객센터(1668-1960) 또는 카카오톡 채널로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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