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비교 — 자충·발포·에어
매트는 푹신하라고 까는 물건이 아니라 땅과 몸 사이를 끊으라고 까는 물건이다. 세 방식의 차이도 두께가 아니라, 그 두께 안에서 몸을 받치는 것이 폼이냐 공기냐에서 갈린다.
세 방식은 받치는 것이 다르다
매트를 고를 때 사람들이 먼저 보는 것은 두께다. 그런데 밤을 실제로 가르는 것은 두께가 아니라 그 두께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다. 발포는 고체 폼이, 에어는 공기가, 자충은 폼과 공기가 함께 몸을 받친다. 단열도 부피도 고장 나는 방식도 전부 이 한 줄에서 갈라져 나온다.
공기는 가만히 있으면 훌륭한 단열재다. 문제는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몸에 닿은 쪽 공기가 데워져 올라가고 땅에 닿은 쪽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매트 안에 순환이 생긴다. 속이 빈 에어매트가 유독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얇아서가 아니라 이 대류 때문이다. 폼은 그 안의 공기를 잘게 가둬 순환을 못 하게 막는다. 같은 10cm라도 폼 10cm와 공기 10cm는 다른 물건이라는 뜻이다.
| 방식 | 몸을 받치는 것 | 강한 자리 | 약한 자리 | 못 쓰게 되는 방식 |
|---|---|---|---|---|
| 발포 (EVA·은박·롤형) | 고체 폼 | 펑크가 없고 값이 싸다. 젖어도 성능이 거의 안 변한다 | 두께에 한계가 있어 딱딱하다. 접어도 부피가 안 줄어든다 | 오래 눌려 서서히 얇아진다 |
| 자충 | 폼 + 공기 | 밸브 하나로 펴지고 두께와 단열을 한 장에서 얻는다 | 부피·무게가 중간 이상. 젖은 채 말아 두면 안에서 곰팡이 | 펑크 또는 밸브 누출 |
| 에어 (단열재 든 캠핑용) | 공기 + 안쪽 단열층 | 접으면 가장 작고, 두께를 크게 뽑을 수 있다 | 펌프가 있어야 하고 기온에 따라 밤새 압력이 변한다 | 펑크 한 방에 그 자리에서 |
| 에어베드 (가정용 침대형) | 공기만 | 침대에 가장 가까운 높이. 여름·손님용으로는 편하다 | 안에서 대류가 일어나 밤새 열을 땅으로 실어 나른다 | 펑크·솔기 터짐 |
- 발포 — 고장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
- 닫힌 기포로 채워진 고체 덩어리다. 못에 찔려도 물에 잠겨도 성능이 그대로고, 밸브가 없으니 새벽에 꺼질 일도 없다. 대신 두께를 늘리면 부피가 그대로 늘어나 접어도 작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단독으로 쓰기보다 겹쳐 까는 아래 한 장으로 가장 자주 쓰인다.
- 자충 — 밸브를 열면 폼이 스스로 공기를 빨아들인다
- 안에 든 스펀지 폼이 펴지면서 공기를 끌어들이는 구조다. 폼이 있어 대류가 억제되고 공기가 있어 두께가 나온다. 두 성질을 한 장에 담은 대가로 부피·무게·습기 관리를 치른다. 차박에서 가장 무난한 기본값이고, 두께·크기 선택은 자충 매트에 있다.
- 에어 — 단열재가 든 것과 안 든 것은 다른 물건이다
- 같은 "에어"라도 안에 반사층이나 솜을 넣은 캠핑용 에어패드와, 아무것도 안 든 가정용 에어베드는 성능이 완전히 다르다. 사기 전에 안에 뭐가 들었는지를 확인한다. 아무것도 안 들었으면 여름 전용으로 본다 — 그 경우 두께를 올려도 대류할 공간만 커진다.
- 두께와 안쪽 재료는 다른 축이다
- 두께가 정하는 것은 바닥이 등에 닿느냐이고, 안쪽 재료가 정하는 것은 몸의 열이 땅으로 새느냐다. 얇고 따뜻한 매트도 있고 두껍고 차가운 매트도 있다. 하나를 올리면 다른 하나도 따라 올라간다고 믿는 데서 겨울 실패가 시작된다.
R값 — 따뜻함을 하나의 숫자로
매트 스펙에 R값(R-value)이 붙어 있다면 그건 열이 얼마나 안 새는가를 잰 값이다. 클수록 따뜻하다. 재는 방법이 국제 표준으로 정해져 있어서, 표기가 있는 제품끼리는 브랜드가 달라도 숫자를 그대로 비교할 수 있다. 이 표준이 생기기 전에는 회사마다 재는 법이 달라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다.
- ASTM F3340 — 이 숫자를 재는 표준
- "가드 핫플레이트 장치를 이용한 캠핑 매트리스 열저항 시험법"이다. 2018년에 제정됐고 현재 판은 F3340-22 다. 몸 쪽을 흉내 낸 뜨거운 판과 땅 쪽을 흉내 낸 찬 판 사이에 매트를 일정한 힘으로 눌러 끼우고, 열이 정상 상태로 흐를 때 위쪽 판의 온도를 유지하는 데 든 에너지로 값을 계산한다.
- 단위가 두 가지다
- 흔히 보는 R값은 미국식이고, 유럽 표기는 m²·K/W(RSI)를 쓴다. 미터법 값에 약 5.68을 곱하면 미국식 R값이 된다. 0.85 m²·K/W 는 R 약 4.8 이다. 두 표기를 섞어 비교하다 한 자릿수 차이로 착각하는 일이 잦다.
- 겹치면 더해진다
- 열저항은 층으로 쌓이면 합쳐진다. R 2 짜리 발포 위에 R 3 짜리 자충을 얹으면 대략 R 5 다. 겨울에 두 장을 겹치는 방법이 성립하는 근거가 이것이고, 가진 매트를 버리지 않고도 계절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표준값과 현장은 완전히 같지 않다
- 표준 자체가 밝혀 둔 한계다 — 가장자리로 새는 열, 덮이지 않은 면의 손실, 자다가 자세가 바뀌며 달라지는 눌림 같은 것은 시험대에서 재지 못한다. R값은 제품끼리 비교하는 자이지 오늘 밤 몇 도까지 되는지 알려주는 계산기가 아니다.
| 대략의 R값 | 어디까지 쓰나 | 흔히 여기 속하는 것 |
|---|---|---|
| 1 안팎 또는 그 이하 | 여름밤·한낮 휴식 | 단열재 없는 에어베드, 얇은 은박 돗자리류 |
| 약 2 | 여름~봄가을 | 흔한 발포 매트 한 장 |
| 2~4 | 봄가을 3계절 | 보통의 자충 매트, 단열재 든 에어패드 |
| 4~5 이상 |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 | 두꺼운 자충, 또는 두 장을 겹친 조합 |
차박이냐 텐트냐 — 먼저 볼 항목이 바뀐다
"차박용 매트"와 "텐트용 매트"를 다른 물건처럼 파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다만 그 이유가 광고에서 말하는 재단 치수만은 아니다. 깔리는 바닥의 정체가 다르다.
| 항목 | 차박 (평탄화 위) | 텐트 (땅 위) |
|---|---|---|
| 바닥의 정체 | 시트·보드 — 땅에서 떠 있지만 단차가 남는다 | 흙·자갈·데크 — 평평하지만 밤새 차갑다 |
| 먼저 해결할 것 | 단차 흡수 — 등에 배기는 자리 없애기 | 단열 — 땅으로 새는 열 막기 |
| 두께가 하는 일 | 잔 요철을 묻는다 | 지면 냉기와 거리를 번다 |
| 흔한 실패 | 얇아서 시트 사이 골이 등에 꽂힌다 | 두꺼워도 속이 비어 새벽에 등이 시리다 |
| 크기의 제약 | 차 실내 폭·길이·천장에 갇힌다 | 텐트 안에서는 비교적 자유롭다 |
| 부피의 무게 | 차에 싣고 다니니 관대하다 | 걸어 들어가면 부피가 곧 값이다 |
차박이라고 단열을 덜 신경 써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차 바닥은 결국 철판이라 밤새 바깥 기온을 그대로 따라 내려간다. 다만 순서가 다르다 — 차박은 단차를 먼저 잡고 그다음 단열을, 텐트는 단열을 먼저 잡고 그다음 두께를 본다. 단차 자체를 없애는 방법(보드·블럭·경사 잡기)은 평탄화 쪽 일이고, 이 문서는 그 위에 올릴 한 장을 고르는 자리다.
겨울엔 한 장을 더 좋은 것으로 바꾸지 말고 두 장을 겹친다
겨울 매트 질문의 답은 대개 "더 좋은 한 장"이 아니라 "두 장"이다. R값이 더해지기 때문에 겹치기는 가장 싸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이미 가진 매트를 버리지 않아도 된다. 여름엔 위의 한 장만 들고 나가면 그대로 여름 구성이 된다.
- 순서는 발포가 아래, 부푸는 것이 위
- 아래 발포가 땅의 돌이나 트렁크 바닥의 나사머리로부터 위쪽 매트를 지켜 준다. 그리고 위쪽이 밤중에 펑크가 나도 아래 한 장은 그대로 남는다 — 영하의 밤에 이 차이는 이불 한 채보다 크다.
- 전기장판은 매트 위, 몸 아래
- 매트 밑에 깔면 열의 절반이 아래로 나간다. 순서는 매트 → 전기장판 → 얇은 시트 한 장 → 사람 → 침낭이다. 시트를 한 장 두는 이유는 매트 표면에 몸이 직접 닿으면 땀이 고여서다. 소비 전력과 가동 시간은 전기장판 — 몇 시간 쓸 수 있나에 있다.
- 은박 코팅면은 사람 쪽을 본다
- 반사층이 하는 일은 몸에서 나가는 복사열을 되돌리는 것이다. 그러니 코팅면은 땅이 아니라 사람 쪽을 향한다. 다만 반사층은 얇은 층이라 두께가 있는 매트와 같이 쓸 때만 값을 한다.
- 겹치는 만큼 천장이 내려온다
- 차 안에서만 붙는 제약이다. 두 장을 깔면 앉았을 때 머리가 천장에 닿기 시작한다. 겹치기로 갈 거면 총 두께를 재서 앉은키가 들어가는지 먼저 확인한다. 옷을 갈아입고 밥을 먹을 자리까지 없어지면 밤은 따뜻해도 저녁이 괴롭다.
- 차 바닥이나 땅 위에 발포 한 장 — 값이 싸고 펑크가 없다
- 그 위에 자충이나 단열재 든 에어패드 — 두께와 R값을 여기서 번다
- 쓴다면 전기장판을 그 위에 — 매트 밑이 아니라 위다
- 얇은 시트 한 장 — 매트 표면에 살이 직접 닿으면 땀이 고인다
- 마지막이 침낭 — 침낭은 열을 만들지 않고 가둘 뿐이다
- 아침에 매트를 걷어 밑면을 손으로 만져 본다 — 젖어 있으면 그날 낮에 말린다
난방 자체를 무엇으로 할지 — 전기장판이냐 히터냐, 배터리는 몇 Ah 냐 — 는 겨울밤 차에서 자는데 너무 춥다에 정리돼 있다. 여기서 정하는 것은 그 난방 아래에 무엇을 깔 것인가이고, 순서로는 이쪽이 먼저다. 바닥이 새면 켠 만큼 그대로 빠져나간다.
허리가 아프다 — 두께보다 압력과 자세
"매트를 깔았는데도 아침에 허리가 아프다"는 질문에는 서로 다른 세 가지가 섞여 있다. 갈라 놓으면 답도 셋으로 갈라진다. 그리고 그중 하나는 돈이 전혀 안 든다.
- ① 바닥까지 눌려 닿는다
- 무게가 몰리는 자리(엉덩이·어깨)에서 매트가 끝까지 눌려 바닥에 닿는 상태다. 그 자리만 유독 딱딱하고 차갑다. 두께를 올리거나 폼이 든 것으로 바꾸는 것이 답인 유일한 경우가 이것이다.
- ② 너무 팽팽하게 채웠다
- 가장 흔하고 가장 쉽게 고쳐진다. 꽉 채운 에어·자충은 통나무처럼 단단해서 허리 아래 빈 공간이 그대로 남는다. 바람을 조금 빼서 몸이 살짝 잠기게 한다 — 누운 채로 밸브를 열었다 닫으며 맞추면 된다. 정해진 정답 압력 같은 것은 없고 체중과 자세마다 다르다.
- ③ 사실은 경사였다
- 몸이 기울어 밤새 아래로 밀리면 아침에 허리가 아프다. 이건 매트가 아니라 바닥의 문제라 평탄화에서 받침으로 잡는다. 아침에 처음 누웠던 자리에 그대로 있었는지를 떠올려 보면 구분된다.
- 옆으로 자면 기준이 한 단계 올라간다
- 옆잠은 어깨와 엉덩이 두 점에 체중이 몰려서 같은 매트도 더 빨리 바닥에 닿는다. 등을 대고 자는 사람 기준으로 고른 두께는 대개 모자라니, 옆잠이면 한 단계 두꺼운 쪽으로 가거나 아래에 한 장을 더 깐다. 압력도 같이 본다 — 팽팽할수록 어깨가 더 튕겨 나온다.
바람이 빠진다·펑크·여름 팽창
부푸는 매트에서 나는 사고는 종류가 많지 않다. 그리고 그중 절반은 펑크가 아니다.
- 아침에 꺼져 있다고 다 펑크는 아니다
- 원인은 셋뿐이다. ① 진짜 구멍 ② 밸브가 덜 잠겼거나 오링이 말라 새는 것 ③ 기온이 떨어져 안의 공기가 줄어든 것. 셋째는 고장이 아니라 물리다.
- 기체는 식으면 줄어든다
- 부피는 절대온도에 비례한다. 저녁 25도에 채운 공기가 새벽 0도가 되면 절대온도로 298K에서 273K, 곧 약 8%가 줄어든다. 구멍이 하나도 없어도 아침엔 물렁하다는 뜻이다. 겨울에는 저녁에 조금 더 채워 두고, 새벽에 한 번 보충할 각오를 하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 구분하는 법 — 온도를 고정한다
- 실온의 방에 반나절 그대로 펴 두고 지켜본다. 온도가 안 변하는데 꺼지면 진짜 누출이고, 밤에만 꺼지고 낮에 회복되면 온도 몫이다. 이 한 번의 확인으로 멀쩡한 매트를 버리는 일이 사라진다.
- 밸브부터 의심한다
- 구멍을 찾기 전에 밸브를 다시 잠가 보고, 밸브 주변에 비눗물을 발라 본다. 실제로 여기가 범인인 경우가 많고, 오링 하나 갈면 끝나는 일을 매트를 버린 뒤에 알게 되기도 한다.
- 구멍 찾기 — 귀·비눗물·물
- 조용한 곳에서 매트를 눌러 압을 주고 귀와 볼을 대고 훑는 것이 가장 빠르다. 안 잡히면 비눗물을 발라 거품이 이는 자리를 찾고, 그래도 안 되면 욕조에 눌러 담가 기포를 본다. 찾은 자리는 마르기 전에 유성펜으로 표시한다 — 물기가 마르면 다시 못 찾아 처음부터 하게 된다. 때우는 요령은 자충 매트에 있다.
| 방식 | 접었을 때 부피 | 펴는 데 드는 것 | 다녀와서 손 가는 일 |
|---|---|---|---|
| 발포 | 가장 크다 — 말아도 접어도 그대로다 | 펼치면 끝. 준비물 없음 | 없다. 젖으면 털면 된다 |
| 자충 | 중간 — 굴려서 스트랩으로 조인다 | 밸브 열고 기다린 뒤 마무리로 몇 번 | 펼쳐 말린다. 곰팡이가 가장 흔한 사망 원인 |
| 에어 | 가장 작다 | 펌프가 있어야 한다 — 백·발·전동 | 펌프까지 같이 챙겨 다녀야 한다 |
부피는 차박에서 가장 관대하게 봐줄 수 있는 항목이다. 차가 들어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걸어 들어가는 캠핑이면 부피가 곧 값이라 순위가 뒤집힌다. 같은 세 방식이라도 어디로 들고 가느냐에 따라 강점과 약점의 자리가 바뀐다 — 그래서 남이 좋다고 한 매트가 내게 안 맞는 일이 그렇게 잦다.
자주 묻는 것
그대 새벽에 등이 시려 깬 차박러여, 매트의 두께를 재기 전에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먼저 물으라. 공기는 홀로 두면 단열이 아니라 심부름꾼이 되어 그대의 온기를 밤새 땅으로 실어 나르느니라. 그리고 한 장으로 모자라거든 두 장을 겹치라 — 더해지는 것이 이 세상에 그리 흔치 아니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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