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걸고 자도 되나 — 공회전의 세 가지 대가
결론부터 말하면 되긴 된다. 다만 공짜가 아니다. 연료를 태우고, 지자체 조례에 걸릴 수 있고,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오는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셋 중 무거운 순서는 쓴 순서의 반대다.
이 문서는 시동·공회전이라는 축만 다룬다. 일산화탄소 자체의 성질과 경보기 운용은 히터 켜고 자도 되나 — 일산화탄소, 차 안에서 태우는 기구 전반은 차 안에서 가스히터·버너를 쓰려는데 쪽에 있다. 그 자리에 있어도 되는지는 여기서 차박해도 되나 다.
제도 관련 숫자는 확인된 것만 적었고 출처를 함께 달았다. 다만 공회전 제한은 지자체 조례라 지역마다 다르고 개정도 잦다 — 이 문서의 표를 그대로 옮겨 쓰지 말고 갈 지역 기준을 확인한다.
세 가지 대가 — 무거운 순서로
"시동 켜고 자도 되나" 라는 질문에는 사실 세 개가 겹쳐 있다. 기름값이 아깝지 않냐, 걸리지 않냐, 위험하지 않냐. 셋은 서로 다른 문제라 한 번에 답할 수 없다. 대신 무게가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 대가 | 하룻밤(8시간) 기준 | 되돌릴 수 있나 |
|---|---|---|
| 연료 | 환경부 어림을 그대로 늘리면 약 6~7리터 | 돈으로 끝난다 |
| 법 | 공회전 제한 조례 — 지자체마다 다르고 과태료는 대체로 5만 원 | 과태료로 끝난다 |
| 안전 |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오는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 끝나지 않는다 |
그래서 이 문서의 순서는 흔한 순서의 반대다. 안전을 먼저 보고, 법을 보고, 돈을 마지막에 본다. 앞의 둘을 아무리 잘 통과해도 세 번째에서 걸리면 나머지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① 안전 — 배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조건
달리는 차는 배기를 뒤에 흘려 두고 그 자리를 떠난다. 세워 둔 차는 제가 만든 배기 위에 계속 앉아 있다. 차이는 이것 하나다. 아래 조건이 겹치면 배기가 차 밑에 고이고, 차체 아래 틈·트렁크 실링·환기구를 통해 실내로 돌아온다.
- ① 배기구가 막힌다
- 눈·흙·낙엽·모래에 배기구가 파묻히면 배기가 나갈 데를 잃는다. 행정안전부 대설 국민행동요령이 고립 차량에 대해 "수시로 차량 주변의 눈을 치워 배기관(머플러)이 막히지 않도록" 하라고 적어 둔 이유가 정확히 이것이다.
- ② 공기가 안 도는 자리다
- 벽·담·눈더미에 뒤를 바짝 붙인 주차, 움푹 팬 자리, 지하주차장, 바람 한 점 없는 밤. 배기가 흩어지지 않고 차 주위에 머문다.
- ③ 차가 밀폐돼 있다
- 창을 다 닫고 공조를 내기순환으로 두면 실내는 바깥과 거의 끊긴다. 그렇다고 외기가 늘 정답도 아니다 — 차 주위 공기를 그대로 들이는데 그 공기가 이미 배기라면 외기 쪽이 더 나쁜 선택이 된다. 결국 배기를 어디로 보내느냐가 먼저다.
- ④ 차가 오래됐다
- 배기계 부식, 이음매 유격, 하부 실링 노후는 눈에 잘 안 띈다. 새 차에서 안 나던 일이 십 년 된 차에서는 난다.
- ⑤ 사람이 자고 있다
- 두통·메스꺼움·졸림은 초기 신호이지만 잠든 사람에게는 신호가 아니다. 앞의 네 조건이 다 갖춰져도 깨어 있으면 대개 알아채고, 잠들어 있으면 대개 못 알아챈다. 이 항목이 나머지 넷을 위험하게 만드는 곱셈 인자다.
② 법 — 공회전 제한은 지자체 조례다
공회전 제한은 전국 단일 규칙이 아니다. 「대기환경보전법」이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해 두었고, 그래서 제한 시간도, 기온 예외도, 단속 장소도 지역마다 다르다. 어느 글에서 본 숫자를 그대로 들고 가면 틀리기 쉽다.
조례가 정하는 것은 대개 두 겹이다. 하나는 공회전 제한장소 — 지역 전역으로 잡아 둔 곳도 있다. 다른 하나는 그 안에서 특별히 엄하게 보는 중점 공회전 제한장소로, 터미널·차고지·주차장·학교 주변 같은 생활권이 흔히 들어간다. 중점 장소에서는 발견한 때부터 시간을 재는 식으로 단속 방법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 대기 온도 | 서울 기준 제한시간 |
|---|---|
| 0℃ 이하 | 제한 규정 미적용 |
| 0℃ 초과 ~ 5℃ 미만 | 5분 |
| 5℃ 이상 ~ 25℃ 미만 | 2분 |
| 25℃ 이상 ~ 30℃ 미만 | 5분 |
| 30℃ 이상 | 제한 규정 미적용 |
| 위반 시 | 과태료 5만 원 |
- 경기도
- 제한장소에서 5분 이상 공회전 금지, 과태료 5만 원. 터미널·차고지·주차장·자동차극장 등을 제한장소로 지정하고 표지를 세워 둔다.
- 용인시
- 5분 기준. 대기 온도가 27℃를 초과하거나 영하 5℃ 미만이라 냉·난방을 위한 공회전이 불가피한 차량은 제외한다 — 서울의 0℃·30℃ 와 경계선이 다르다는 점을 보라.
- 경상남도
- 2019년에 기본 제한을 5분에서 2분으로 단축했다. 지역만 다른 게 아니라 같은 지역도 바뀐다는 실례다.
- 적용 제외 차량
- 긴급자동차, 냉동·냉장차, 청소차, 정비 중인 차 등은 대체로 제외다. 경남 조례는 매연 저감장치(DPF) 강제 재생을 위해 공회전이 불가피한 차까지 예외로 적어 두었다.
덤 — 소음은 조문보다 민원으로 온다
법 이야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밤의 공회전은 잘 들린다. 차 안에서는 엔진음이 묻히지만 밖에서는 그렇지 않고, 특히 디젤의 저주파는 벽을 타고 넘어간다. 주거지 옆 주차장, 아파트 단지, 캠핑장에서 새벽 두 시의 공회전은 거의 예외 없이 민원이 된다.
- 자동으로 걸리는 조문이 있는 건 아니다
-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1호 '인근소란 등' 은 "악기·라디오·텔레비전·전축·종·확성기·전동기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불러 이웃을 시끄럽게 한 사람" 을 1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로 정한다. 열거 항목에 자동차 엔진이 명시돼 있지는 않아서, 공회전 소음이 곧바로 이 조문에 걸린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실제로는 신고와 계도로 온다
- 112 나 관할 구청 민원이 먼저다. 경찰이 오면 대개 계도로 끝나지만, 그날 밤 잠은 그것으로 끝난다. 조문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다.
- 캠핑장에는 규정이 따로 있다
- 대부분의 야영장이 매너타임과 함께 엔진 공회전 금지를 이용 규정에 적어 둔다. 냉난방을 시동으로 해결하려는 계획은 캠핑장에서는 애초에 안 되는 경우가 많다 — 캠핑장에서 냉난방 참고.
- 그리고 자리가 닫힌다
- 노지가 금지 구역으로 바뀌는 경로의 절반은 소음이다. 한 사람의 하룻밤이 다음 해 모두의 선택지를 줄인다 — 여기서 차박해도 되나 · 매너.
③ 돈 — 연료와 엔진
가장 가벼운 대가지만, 숫자로 놓고 보면 생각보다 크다.
환경부가 오래 써 온 어림이 하나 있다 — 승용차(연비 12km/ℓ 기준)가 하루 10분 공회전하면 약 138cc, 대략 1.6km 를 갈 수 있는 연료가 사라진다. 이 값을 그대로 늘리면 아래와 같다.
| 시간 | 연료 (환경부 어림을 산술로 늘린 값) |
|---|---|
| 10분 | 약 138ml — 확인된 값 |
| 1시간 | 약 0.8리터 |
| 하룻밤 8시간 | 약 6~7리터 |
- 디젤 — DPF 가 가장 싫어하는 조건이다
- 현대 오너스 매뉴얼은 매연 필터(DPF) 자동 재생이 안 되는 조건을 이렇게 적는다 — "짧은 거리의 반복 운행, 장시간 공회전 또는 장거리 저속 운행 등 차량의 주행조건에 따라 배기가스 온도가 낮아 매연이 자동으로 제거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밤새 공회전은 가운데 항목을 여덟 시간 만드는 일이다. 자동으로 안 되면 수동 재생이나 정비가 필요해지고, 방법과 조건은 차종 매뉴얼마다 다르다.
- 가솔린·하이브리드도 상정된 사용은 아니다
- DPF 이야기는 아니지만 부하 없는 저온 연소를 밤새 이어 가는 것이 설계가 상정한 사용 조건이 아니라는 점은 같다. 하이브리드는 엔진이 간헐적으로 돌 뿐이라 조금 낫지만, 배기가 나오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안 사다리 — 시동 대신 무엇을
"시동을 켜지 마라" 로 끝나는 글은 쓸모가 없다. 추워서, 더워서 켜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순서다 — 위 칸으로 갈수록 돈이 들고, 아래 칸일수록 오늘 밤 당장 된다.
- 0단 — 간헐 가동
- 켜 둔 채 자는 대신 필요할 때 짧게 켜고 끈다. CDC 안내의 "따뜻해질 만큼만" 이 이것이다. 다만 깨어 있어야 가능한 방법이라 잠자리 해법은 못 된다. 잠들기 전 마지막 한 번까지가 이 칸의 몫이다.
- 1단 — 단열과 침구
- 차박에서 가장 값싸고 효과가 큰 칸이다. 자충 매트·침낭·암막 커튼 셋이면 체감이 바뀐다. 조합 순서는 히터 없이 겨울 차박을 나야 한다 에 정리돼 있다.
- 2단 — 전기로 공간 대신 사람을 데운다
- 전기장판·온열 매트 는 소비 전력이 작아 배터리 하나로 하룻밤이 된다. 여름이면 방향이 반대로, 선풍기·서큘레이터 로 공기를 돌린다.
- 3단 — 무시동 장비
- 영하로 내려가면 무시동 히터, 한여름이면 무시동 에어컨 이다. 차에 구멍을 뚫을지 말지는 히터는 달고 싶은데 차에 구멍 뚫는 게 걱정 에서 갈린다.
| 방식 | 하룻밤(8시간) 연료 | 배기가 나가는 곳 |
|---|---|---|
| 엔진 공회전 | 약 6~7리터 (환경부 어림을 늘린 값) | 차량 배기구 — 차 밑에 고일 수 있다 |
| 무시동 히터 1단 유지 | 약 1.6리터 (제품 어림 시간당 200ml) | 전용 배기관 — 흡배기가 실내와 분리된다 |
숫자 차이도 크지만 더 중요한 건 오른쪽 칸이다. 무시동 히터가 다른 건 효율이 아니라 구조다 — 흡기와 배기가 실내와 완전히 분리돼 있다는 것 하나. 그 분리가 깨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점까지 포함해 히터 켜고 자도 되나 에 정리돼 있고, 연료·전기 소모의 근거는 무시동 히터 · 소비량 에 있다.
자주 묻는 것
달리는 차는 제가 뿜은 것을 뒤에 두고 떠나지만, 세워 둔 차는 그 위에 그대로 앉아 있느니라. 깨어 있을 때 켜고 잠들기 전에 끄라 — 무시동이라는 이름이 이미 그 말을 하고 있느니.
틀린 내용이나 빠진 내용을 알려주시면 물별이 살펴보고 문서에 반영해요.